알버트 바라바시 교수
의 '링크:21세기를 지배하는 네트워크 과학(Linked, 2002)'이라는 책을 읽는 중입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너무나 익숙해진 개념인 '네트워크'에 대한 책입니다. 뭐 익숙해졌다고 하더라도 네트워크에 대해 정밀하게 생각을 정리해 본 바가 없는 저로써는 상당히 흥미롭게 읽고 있습니다. 오늘날 '네트워크'란 웹을 설명하기 위한 전유물같이 사용되지만, 이 책에서는 상당히 일반적인 의미의 네트워크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표지의 그림에도 나와있듯이 네트워크를 아주 기본적인 개념으로만 설명하자면 결국 어떤 '개체'(노드)와 그 개체를 이어주는 '연결'(링크)로 표현할 수 있을것입니다. 그리고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네트워크에 있어서 보다 의미있는 것은 개체가 아닌 연결이죠.(하지만 개체가 없으면 연결도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개체가 바로 주체이되 이 책의 주제는 아니군요. 읭?)
저자는 모든 네트워크의 정수인 노드와 링크를 통해 수많은 형태의 네트워크를 설명하려는 것 같습니다.(아직 안읽은 부분이기에 미래형입니다.) 웹의 네트워크, 테러, 바이러스, 암의 네트워크, 에이즈를 비롯한 질병 네트워크까지 말입니다.
흥미로운 예화들을 하나씩 이야기하면서 교수께서는 지금껏 연구되어온 네트워크의 '히스토리'에 대해 설명중이십니다. 거의 3분의1 정도를 읽고 있는데 제가 오늘 읽은 부분은 그 중에서도 특히 흥미로운 부분이었습니다. 말하자면 '히스토리의 정점' 정도 되겠네요. 기존의 연구를 통해 일반적인 이론으로 받아들여졌던 '무작위 네트워크'이론이 바라바시 교수의 연구팀에 의해 뒤엎어지는 장면입니다. 하하하.
바라바시 연구팀은 웹의 일부를 표본으로 삼아 구조를 파악한 후 연구하기 위해 웹을 돌아다니며 정보를 수집하는 '로봇'을 보냈고, 돌아온 로봇을 통해 놀라운 사실을 발견합니다. 일정수의 링크를 보유한 노드의 분포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있는 정규분포가 아닌 멱함수의 분포를 따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정규분포라 함은 평균적인 수치의 개체가 많을 경우에 나타나게 됩니다. 말하자면 우리나라 여성들의 키를 재어서 그 분포를 보면 그 가운데(평균)가 가장높은 종모형을 나타내게 되어있습니다.(우리에게도 익숙하듯이 자연은 보통 종형분포를 나타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여성의 키분포가 멱함수를 따른다면 키가 아주 작은여성이 엄청나게 많고 키가 아~~~주 큰 여성이(정규분포일 경우 거의 없다고 생각 될 정도의 키?) 몇명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웹의 네트워크가 엄~~~청나게 많은 링크를 가진 소수의 사이트와 기껏해야 한두개 정도의 링크를 가진 수~~~많은 사이트로 이뤄져 있다는 것입니다. 이점은 인터넷을 이용하는 많은 분들이 직관적으로 이해하시리라 생각됩니다. 구글, 네이버, 다음 등의 포털사이트가 바로 저기 제일 오른쪽에 있는 링크가 많은 노드겠죠. 이것을 네트워크에서는 허브(hub)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저기 y축 바로옆에 있는...제 블로그(눈물)
그런데 멱함수 분포란 물리학에서 상전이(相轉移, Phase transition) 현상이 일어날 때 '신호'처럼 나타나는 분포로써 이것이 웹(즉, 네트워크)에서 포착된다는 것의 의미는 상당히 크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 '상전이'란 아주 자유롭게 움직이던 '물'의 분자가 섭씨 0도가 되는 순간 '얼음'이라는 규칙적인 형태로 변하는 것 같은 현상을 말하는 것인데요(그의 설명을 읽고서 저는 이것이 아주 미스테리한 현상처럼 느껴졌습니다. 자유롭게 움직이던 물이 명령이라도 받은듯이 어느 순간 '규칙'의 상태로 들어가는...!) 언제나 상전이 현상이 일어날 때에 멱함수의 분포가 나타난다고 합니다. 즉, 멱함수분포는 상전이 현상이 일어나는 순간에 나타나고, 상전이 현상은 곧 불규칙에서 규칙으로 전이되는 시점을 나타내므로 '멱함수'는 바로
를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곧 네트워크가 자기조직화라는 강력한 '힘'에 이끌려 전이되고 있는 중이라는 것입니다. (예로 든 물에서 얼음으로의 상전이 현상에서 강력한 질서에 의해 분자구조가 정렬되듯...) 그리고 어떤 형태로 전이되고 있는가 하는 것은 이 무엇인지는 제가 읽던 부분 이후로 나올 것 같습니다. 아마 우리가 가장 관심을 가질 부분도 바로 그 점일 것입니다. (우리의 블로그가 멱함수 분포도의 y축에서 조금이라도 멀어지길 바라는 마음...흙)
어쨋든 그들이 발견한 이 새로운 네트워크 이론의 이름은 바로 '척도없는 네트워크(scale-free network)' 입니다.기존의 무작위 네트워크 이론과 새로운 네트워크의 이론은 미국내의 각 도시의 고속도로 네트워크(c)와 항공 네트워크(d)로 간단히 비교되었습니다. 기존의 '무작위 네트워크'는 모든 도시가 서로 인접한 도시간의 고속도로와 연결되어 있는 것 같이 모든 노드가 비슷한 숫자의 링크를 가진 동등한 상태이고, 바라바시연구팀이 발견한 '척도없는 네트워크이론'에 의하면 일부 공항은 몇개의 노선만을 가지고 있지만 큰 공항들은 아주 많은 노선을 가지고 있는 것과 같은 네트워크 구조입니다.
(c) 미국의 고속도로 네트워크 (d) 미국의 항공 네트워크
책의 앞부분에 나오는 이야기인데요, 실험에 의하면 미국내의 모든 사람들은 약 여섯단계의 링크를 거치면 아는 사람이 된다고 합니다. 이 말은 네트워크의 세계는 우리 눈에 보이는 세계보다 훨씬 좁고, 우리가 직관적으로 느끼는 것 보다 훨씬 가깝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네트워크를 통해 일어나는 우리주변의 현상은 때때로 우리가 물리적으로 익히고 있는 직관을 '배신'할 때가 많을 것이고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새롭게 익혀야 하는 기하학이 존재함을 인정해야 한다"
는 저자의 주장이 인상깊었습니다.
앞으로 펼쳐질 내용 또한 상당히 흥미로울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기하학을 제대로 익히고 나면...우리가 SNS를 제패할 수 있을까요?
이렇게 읽다말고 글을 써 본것은 처음인데 흥미로운 부분을 전달하려는 마음에 너무 들떠 차근차근 접해야 하는 내용들을 중구난방 떠들어댄 것은 아닌가...갑자기 어떤 후회가 밀려옵니다. 아무쪼록 저의 글이 방해보다는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어쨋든 저에게 있어 굉장히 의미있게 다가왔기에 한방에 써보았습니다. 읽는 중에 과거에 읽었던 몇권의 책과 아주 희미한 네트워크(?)가 감지되어 곧 엮어서 글을 써 볼까 합니다. 기약은 없지만 말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훈수 한자리 부탁드려욧!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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